속초항아리물회

속초 토박이와 어부 친구들 — 좋은 생선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집

물회 이야기 · 속초항아리물회

속초 토박이와 어부 친구들 — 좋은 생선이 가장 먼저 도착하는 집

물회집의 실력은 칼솜씨보다 재료가 먼저 결정합니다.

이건 오래 장사하면서 얻은 결론입니다. 아무리 손이 빨라도, 아무리 육수를 잘 만들어도, 그날 들어온 회가 별로면 손님은 바로 아십니다. 숨길 방법이 없어요.

그리고 좋은 재료는 돈만으로 구해지지 않습니다. 속초에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새벽 항구에서 걸려오는 첫 전화

저는 속초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입니다.

초등학교, 중학교를 여기서 다녔고 지금도 같은 동네에 삽니다. 같이 공을 차던 친구, 동네 형님, 뒤따라 다니던 후배들 — 그중 상당수가 지금도 배를 탑니다. 속초에서는 아주 흔한 일이에요.

그래서 이런 일이 생깁니다.

새벽 조업을 마친 배가 항구에 들어오면, 저희 주방으로 전화가 먼저 옵니다. “야, 오늘 물건 좋다. 와서 봐라.”

도매 시장에 넘어가기 전에, 그날 바다에서 나온 가장 좋은 해산물을 먼저 볼 수 있는 겁니다. 경매를 거쳐 몇 단계 지나온 물건과 배에서 바로 온 물건은 다릅니다. 시간 차이가 곧 신선도 차이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속초항아리물회에 없는 물고기와 해산물은, 속초 어느 물회집에도 없습니다.”

큰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 확인에 가깝습니다. 저희한테 없으면 그날 바다에 없었던 거예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그럼 비싸게 부르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 않습니다. 어부들도 아무한테나 좋은 물건을 넘기지 않아요. 밤새 고생해서 잡은 걸 제대로 다뤄줄 집에 주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그래서 오래 알고 지낸 사이, 서로 믿는 사이가 중요합니다.

한 동네에서 30년, 40년을 산다는 건 그런 자산이 됩니다. 저희가 잘나서가 아니라, 여기서 나고 자란 덕을 보고 있는 겁니다.

없으면 없다고 말하는 가게

토박이 인맥에는 다른 면도 있습니다. 바로 정직해야 한다는 부담입니다.

바다 사정은 사람이 어쩔 수 없습니다. 파도가 높으면 배가 못 나가고, 금어기에는 법으로 조업이 막힙니다. 어군이 이동해 버리면 그해 내내 안 잡히기도 해요.

오징어가 대표적입니다. 예전에는 속초 하면 오징어였는데, 요즘은 어획량 변동이 정말 큽니다. 값이 몇 배로 뛰는 시기도 있어요.

그럴 때 저희는 ‘시가’로 정직하게 붙입니다. 그리고 물건이 시원찮은 날은 아예 팔지 않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아쉬우실 겁니다. “왜 오늘은 안 되냐”는 말씀도 종종 듣습니다. 그래도 어중간한 걸 내드리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어부 친구들이 잡아온 재료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래야 하고요.

이렇게 받은 좋은 재료를 항아리 그릇에 담아 마지막 한 숟갈까지 시원하게 내는 것, 그게 저희가 하는 일의 전부입니다.

제철이 곧 메뉴입니다

바다에서 바로 받다 보니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 있습니다. 계절마다 물회 구성이 조금씩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봄에는 봄에 좋은 생선이, 가을에는 가을에 좋은 생선이 들어갑니다. 금어기에 걸리는 어종은 그 기간 동안 빠지고 다른 재료로 채웁니다.

그래서 메뉴 사진은 예시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대신 언제 오시든 그날 바다에서 가장 좋은 걸로 채워드립니다. 이건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바다에서 받은 것을 속초에 돌려주기

속초는 실향민의 도시입니다.

한국전쟁 때 북에서 내려온 분들이 “곧 돌아가겠지” 하며 잠시 머물렀던 곳이 그대로 고향이 되어버린 도시입니다. 아바이마을이라는 이름이 그래서 붙었어요.

그분들이 저희 부모님 세대이고, 어부 친구들의 부모님이기도 합니다. 평생 바다에서 일하시며 자식들 키워내신 분들입니다.

그래서 속초항아리물회는 매년 두 차례, 실향민 어르신 300여 분을 모셔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거창한 이유는 없습니다. 속초 바다 덕분에 먹고사는 가게가 속초에 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뿐이에요.

3층 대형 홀에 어르신들이 가득 앉아 식사하시는 날은 정말 정신없이 바쁩니다. 그런데 그날이 일 년 중 가장 기분 좋은 날이기도 합니다. “잘 먹었다” 하시는 말 한마디에 힘이 나거든요.

오늘의 바다를 맛보러 오세요

그날 바다가 준 것을, 그날 가장 좋은 상태로, 항아리에 담아 내는 집.

속초해수욕장 바로 앞이고, 속초고속버스터미널에서 걸어서 3분입니다. 차 없이 오셔도 전혀 부담 없어요. 주차장도 아주 넓습니다.

식사하시고 바로 뒤 해변을 산책하시거나, 여름이면 해수욕을 하고 가셔도 됩니다. 맨 위층 하늘계단 전망대에서 바다 사진 한 장 남기시는 것도 잊지 마세요.

메뉴 보기 · 오시는 길 · 항아리 그릇 이야기

속초 바다의 신선함을 항아리에 담습니다

속초해수욕장 도보 2분 · 아침 9시부터 · 전용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