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항아리물회

물회를 항아리에 담는 이유 — 속초항아리물회의 그릇과 특제 육수

물회 이야기 · 속초항아리물회

물회를 항아리에 담는 이유 — 속초항아리물회의 그릇과 특제 육수

저희 가게 이름에는 ‘항아리’가 들어갑니다. 물회를 정말로 항아리에 담아 내기 때문이에요. 두꺼운 항아리가 냉기를 붙들어 두어서, 마지막 한 숟갈까지 시원함이 이어집니다.

처음 오신 손님들은 상에 항아리가 놓이면 대부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 이게 뭐예요?” 그리고 사진부터 찍으시죠. 보기에도 좋지만, 저희가 이 그릇을 고집하는 이유는 온도입니다.

물회를 왜 항아리에 담나요?

두꺼운 항아리가 물회를 마지막 한 숟갈까지 차갑게 지켜 주기 때문입니다. 물회는 차가울 때 가장 맛있고, 첫 숟갈의 짜릿한 시원함이 물회를 먹는 큰 이유니까요.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일반 그릇에 담으면 그 시원함이 오래가지 않아요.

한여름 실내에서 얇은 그릇에 물회를 담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미지근해지기 시작합니다. 살얼음은 진작에 녹아버리고 처음의 청량감은 온데간데없어집니다. 회를 다 먹고 소면을 넣을 때쯤이면 이미 다른 음식이 되어 있는 거죠.

저희가 항아리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도자기 특유의 두꺼운 벽이 냉기를 품습니다. 그릇 자체를 미리 차갑게 준비해 두고 살얼음 육수를 부으면, 그릇이 냉기를 계속 붙들고 있어서 온도가 쉽게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회를 다 드시고, 소면을 말고, 마지막에 밥까지 말아 드시는 그 순간까지 처음의 시원함이 그대로 이어집니다. 손님들이 마지막에 가장 많이 놀라시는 부분이기도 해요.

무겁지만 포기할 수 없는 것

솔직히 말씀드리면 항아리 그릇은 불편한 점도 많습니다. 일반 그릇보다 훨씬 무겁고, 설거지도 힘들고, 떨어뜨리면 깨집니다. 직원들 손목에도 부담이 가고요.

그래도 바꾸지 않습니다. 이걸 포기하면 저희 물회가 아니게 되니까요. 손님이 마지막 한 숟갈에서 “아직도 시원하네” 하고 느끼시는 그 순간을 위해 감수하는 불편입니다.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특제 육수

물회 맛의 절반은 육수가 결정합니다. 나머지 절반이 재료고요. 아무리 좋은 회를 써도 육수가 어긋나면 물회가 되지 않습니다.

저희가 육수에서 지키려는 원칙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재료의 맛을 가리지 않을 것. 양념이 너무 강하면 회 맛이 사라집니다. 그럼 비싼 자연산 재료를 쓸 이유가 없어지죠. 새콤달콤한 맛이 앞에 서되, 뒤로 물러나면서 재료의 단맛과 식감이 올라오도록 균형을 잡습니다.

둘째, 뒷맛이 개운할 것. 먹고 나서 텁텁하거나 목이 마르면 안 됩니다. 마지막 한 모금까지 깔끔하게 넘어가야 “국물까지 다 마셨네” 하는 소리가 나옵니다.

셋째, 매콤함은 있되 부담스럽지 않을 것. 저희 물회는 매콤한 편입니다. 순한 맛은 아니에요. 다만 혀가 아플 정도로 맵지는 않아서, 매운 걸 아주 못 드시는 분이 아니라면 대부분 잘 드십니다. 매운 걸 못 드시는 분께는 전복죽·성게알밥처럼 맵지 않은 메뉴가 따로 있습니다. 그 선을 지키는 게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이 균형을 잡는 데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금도 계절에 따라, 재료 상태에 따라 조금씩 손보고 있어요.

자연산 재료를 고집하는 이유

해삼과 전복 같은 주재료는 자연산을 고집합니다.

원가 차이가 꽤 큽니다. 양식을 쓰면 훨씬 편하고 남는 것도 많아요. 그래도 자연산을 쓰는 건, 먹어보면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자연산 해삼은 오독오독한 식감이 확연히 다릅니다. 씹었을 때 탄력이 살아 있어서 물회 속에서 존재감이 분명해요.

자연산 전복은 씹을수록 단맛이 올라옵니다. 질기지 않고 쫄깃한데, 그 안에서 은은한 바다 향이 납니다.

대표 메뉴인 해삼전복모듬물회는 KBS 2TV 저녁 생생정보에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가장 자신 있게 권해드리는 메뉴예요.

없는 날은 없다고 말합니다

오징어처럼 어획량 변동이 큰 재료는 무리해서 채우지 않습니다. 생오징어를 쓰는 오징어 메뉴(오징어물회·오징어회덮밥·오징어회)는 어획량과 금어기에 따라 값이 크게 달라져 메뉴판에 늘 ‘시가’로 적고, 물건이 시원찮은 날은 아예 팔지 않습니다.

손님 입장에서는 “왜 오늘은 안 되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말씀도 종종 듣고요. 그래도 어중간한 재료를 내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재료가 없는 날 안 파는 것이, 좋은 재료를 파는 것만큼 중요합니다. 바다에서 좋은 걸 가져다주는 어부 친구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려면 그래야 하고요.

제철에 따라 구성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저희 물회에 들어가는 회감과 해산물은 계절에 따라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때그때 가장 좋은 제철 생선을 쓰기 때문이고, 금어기에는 특정 어종의 공급이 아예 막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법으로 정해진 기간이라 저희도 어쩔 수가 없어요.

그래서 홈페이지나 메뉴판의 사진은 예시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같은 메뉴라도 봄에 오셨을 때와 가을에 오셨을 때 구성이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대신 언제 오시든 그 시기에 가장 좋은 재료로 채워드립니다.

좋은 재료, 청결, 친절

거창한 철학은 없습니다. 저희가 지키려는 건 이 세 가지뿐이에요.

좋은 재료를 쓰고, 깨끗하게 만들고, 친절하게 대접하는 것.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매일 지키기는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속초해수욕장에 오시면 항아리에 담긴 속초 물회를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 드시고 나서 맨 위층 하늘계단 전망대에 올라가 바다 사진 한 장 남기시면 더 좋고요.

메뉴 보기 · 오시는 길·주차 안내 · 자주 묻는 질문

물회를 처음 드셔보신다면 물회 맛있게 먹는 순서도 함께 읽어보세요.

속초 바다의 신선함을 항아리에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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